3페이지 내용 : 3 빛으로 그린 꿈, 무하의 세계로 한국과 체코 수교 35주년을 기념해, 아르누보의 거장이자 ‘체코의 국민 화가’ 알폰스 무하 Alphonse Mucha 의 대규모 회고전 ‹알폰스 무하빛과 꿈›이 11월 8일 더현대 서울 ALT.1에서 열립니다. 무하의 손자 존 무하와 무하 트러스트의 대행 큐레이터 토모코 사토가 직접 기획에 참여했으며, 체코 국보 11점을 포함한 143여 점의 오리지널 작품을 통해 파리에서의 예술 활동부터 체코 민족 예술 완성까지의 여정을 조명합니다. ‘지스몽다’, ‘슬라브 서사시’ 등 대표작을 비롯해, 국내 전시 최초로 공개되는 프라하의 ‘무하 하우스’ 영상과 아카이브도 함께 선보입니다. 화려한 곡선미와 감각적인 색채로 빚어진 무하의 세계를 통해 인간과 예술, 그리고 자유의 의미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이번 인터뷰는 더현대 서울 ALT.1에서 도슨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트래블 레이블 소속 장보미 도슨트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장보미 도슨트는 국내 인문학 투어 기획자로, 한국과 유사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체코 프라하에서 여행 가이드로 활동한 이력이 있습니다. 특히 프라하 현지 알폰스 무하 박물관에서 도슨트로 근무하며 전문성을 쌓았고, 현재는 한국에서 알폰스 무하를 비롯한 체코 관련 인문학 강연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하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꼭 알아야 할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많은 분이 떠올리는 ‘여성’, ‘자연’, ‘장식’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작품을 통해 강렬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주목하고 싶은 키워드는 바로 ‘일상’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전시장에서 무하의 작품을 감상하지만, 벨 에포크 시기 그의 작품은 사람들의 일상을 아름답게 채우는 상품이자 도구로 존재했습니다. 또한 인생 후반기에 그린 역사화 ‹슬라브 서사시› 역시 넓은 의미에서 ‘일상’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 고통받던 슬라브 민족에게 평화롭고 자유로운 일상은 가장 간절한 염원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무하가 그리고자 한 ‘빛과 꿈’의 세계는, 평화로운 세상 속에서 일상의 아름다움을 향유할 수 있는 삶 그 자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에 반영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무하는 파리에서 가장 찬란히 빛난 예술가이자, 동시에 평화와 인류애라는 이상을 작품으로 전하려 한 아티스트였습니다. 그래서 이 부제는 그의 두 얼굴—현실 속의 빛나는 명성과, 예술로 꿈꾸던 이상 세계—를 모두 담아낸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날 현대인에게 ‘무하’의 작품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무하의 작품이 오늘날에도 사랑받는 이유는, 그의 예술이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과 메시지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무하의 작품은 복잡한 해석 없이도 그 자체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또한 그는 말년에 평화와 희망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작품 속에 담아내며, 예술을 통해 세상에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예술은 단순히 장식적이거나 화려한 이미지를 넘어, 삶을 긍정하고 인간의 존엄을 되새기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오늘날에도 유효한 메시지와 진정한 아름다움이 공존하기에, 무하의 작품은 여전히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 ‹빛과 꿈›에서 가장 인상 깊은 섹션이나 작품은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섹션은 섹션 3의 ‘보스니아 전설’을 다룬 작품들이었습니다. 이 연작에서는 무하 특유의 화려한 곡선과 색채미보다, 복잡하고 착잡한 감정이 먼저 다가옵니다. 보스니아 역시 체코와 같은 슬라브 민족이지만, 당시 이 지역은 오스트리아의 통치를 받고 있었죠. 무하는 지배국의 의뢰로 이 전설을 그려야 했기에, 예술가로서뿐 아니라 슬라브인으로서의 정체성 사이에서 깊은 내면적 갈등을 겪었을 것입니다. 그 감정이 화면 곳곳에 스며들어, 작품 전체에 묵직한 슬픔과 역사의 아이러니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섹션은 무하의 예술이 지닌 미와 고뇌, 이상과 현실의 경계를 가장 강렬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무하의 ‘빛과 꿈’이라는 부제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보시나요? ‘빛과 꿈’이라는 부제에는 무하의 예술세계를 관통하는 깊은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통해 들은 이야기 중 인상 깊었던 것은 ‘비전 Vision ’이라는 단어가 지닌 ‘빛 light ’과 ‘꿈 dream ’의 중의적 의미를 CREATIVE LOUNGE DREAMINLIGHT 도슨트로 활동하시면서 관람객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감상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무하의 작품을 감상할 때 가장 주목해 보셨으면 하는 부분은 슬라브 민족의 코드입니다. 무하의 여인상은 오늘날 우리에게 이국적으로 느껴지지만, 벨 에포크 시기의 파리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 신비로운 분위기는 인물들이 착용한 의상과 장신구 속에 스며든 슬라브적 요소에서 비롯됩니다. 예를 들어 섹션 2의 ‹살롱 데 상› 포스터를 보면, 중앙 인물이 머리에 두른 데이지 꽃과 보닛, 손에 든 세 개의 원형 상징물이 눈에 띕니다. 이 장식들은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슬라브 전통 의상과 민족의 단결을 상징하는 중요한 코드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의 화려한 미감 뒤에는 늘 조국에 대한 사랑과 정체성이 깃들어 있다는 점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느끼길 바라는 감정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무하는 파리의 화려한 소비문화 한가운데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디자이너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에서 가장 현대적인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에서 그의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시간을 뛰어넘어 무하와 다시 조우하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무하가 꿈꿨던 ‘대중을 위한 예술’이 오늘날 우리가 백화점 안에서 전시를 감상하는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떠올려 보세요. 당시 파리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무하의 포스터와 디자인을 즐겼듯,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이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순간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더현대 서울 ALT.1에서 진행되는 도 슨트 프로그램을 듣고 전시를 관람할 예정인 분들께, 전시를 더욱 깊이 즐기기 위해 미리 알고 가면 좋은 감상 포인트나 팁이 있을까요? 전시를 더욱 깊이 즐기고 싶다면, 특강이나 도슨트 프로그램을 꼭 들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작품의 맥락과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면 전시가 훨씬 풍성하게 다가옵니다. 이번 인터뷰를 읽고 계신 분들은 이미 무하에 대한 관심과 배경지식이 있으실 테니, 감상용 음악을 곁들이면 더욱 좋습니다. 무하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체코 음악가 스메타나, 드보르자크, 야나체크의 곡을 들으며 전시를 관람해 보세요. 그의 작품 속 빛과 선율, 그리고 체코의 정서를 한층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