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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2 제철 식재료의 향과 맛을 살린 특별한 한 끼 요수정 CREATIVE LOUNGE 신창현 셰프는 마포구 서강대 인근에서 식당 ‘요수정’을 운영하는 오너 셰프이자 대표입니다. 소박한 공간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예약이 어려울 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맛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는 일본, 프랑스, 한국의 거장 셰프들에게서 영향을 받아 ‘재료 본연의 맛’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제철 식재료의 향과 맛을 최대한 살린 요리로, 단순한 한 끼 식사를 특별한 경험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요수정만의 프로스트 다이닝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요리를 하며 ‘맛있음’이란 무엇인지 오랫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단순히 입에 감기는 맛, 자극적인 풍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진짜 맛있는 음식이란 미각을 넘어 기억과 감정에 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시던 반찬, 목욕탕에서 땀을 빼고 나와 먹던 짜장면 한 그릇, 그리고 힘든 날 어머니가 끓여주신 김치찌개처럼요. 그 음식들이 특별했던 건 단지 맛있어서가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과 풍경이 함께 기억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수정의 프로스트 다이닝은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음식을 지향합니다. 억지로 꾸미기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고, 담백하면서도 진심이 전해지는 한 끼를 만들고 싶습니다. 손님의 뇌리와 마음에 오래 남는 식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 음식을 통해 누군가의 일상에 조용한 위로와 기쁨을 전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셰프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요리를 처음 꿈꾸게 된 건 초등학생 시절,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보면서였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환하게 웃는 사람들의 표정이 어린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마침 저희 집은 5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해 오던 집안이었고, 자연스럽게 식재료를 다루고 손님을 대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며 자랐습니다. 그렇게 요리라는 길은 저에게 낯설지 않은, 그러나 언제나 설레는 세계로 다가왔습니다. 셰프로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단연 ‘사람’입니다. 요리는 결국 사람을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주방을 지키는 동료들, 좋은 식재료를 건네주는 거래처, 그리고 요리를 직접 마주하는 손님까지, 모든 관계는 요리의 본질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좋은 관계에서 좋은 재료가 오고, 그 재료에서 정성이 담긴 음식이 태어납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을 넘어, 사람 간의 신뢰와 진심이 오가는 과정이 쌓일 때 비로소 요리도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요리사는 손끝으로 음식을 만들지만, 그 바탕에는 늘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요수정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는 어떻게 선정하며, 특별히 애정하는 재료가 있으신가요? 요수정은 철저히 제철 식재료를 기준으로 식단을 구성합니다. 신안의 민어, 울릉도의 뿔명이나, 완도의 광어와 전복, 홍성의 아스파라거스 등 전국 각지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합니다. 매년 축적되는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맛있는 시기의 재료만을 선별하고, 억지로 냉동하거나 비시즌 재료는 쓰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애정하는 재료는 ‘죽순’입니다. 오랜 시간 연구하고 다뤄온 식재료인 만큼 남다른 애착이 있습니다. 다이닝 공간을 마포구 대흥동에 연 이유가 있으실까요? TIMELESS COOKING요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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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페이지 내용 : 3 CREATIVE LOUNGE TIMELESS COOKING 청담이나 한남동처럼 고급 레스토랑이 밀집된 지역 대신 마포 대흥동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정말 맛있다면, 사람들은 결국 찾아오지 않을까”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음식은 특정 지역에만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 누구나 편하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 일상의 한 끼로 즐길 수 있으려면 합리적인 가격도 중요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요수정이 어느덧 12년째 이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지역에 수준 높은 다이닝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요수정의 메뉴는 계절마다 달라지나요? 계절의 변화가 메뉴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요수정은 계절에 따라 메뉴가 바뀝니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지만, 동시에 제 요리 철학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좋은 식재료는 제철일 때 가장 신선하고 맛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갑오징어는 5월에 살이 오르고, 대방어는 겨울에 가장 기름지고 깊은 맛을 냅니다. 참두릅은 봄철 잠깐 얼굴을 내밀다 금세 사라지죠. 이렇게 자연이 허락한 시기마다 다른 표정을 지닌 재료들을 억지로 비시즌에 사용하는 것은 저에게는 의미가 없습니다. 5년 연속 블루리본 맛집 한식 이탈리안 비스트로 이미지사진 냉동 보관이나 인위적인 조절로는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자연이 주는 순간의 맛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음식의 맛을 결정짓는 데 있어 재료의 상태가 80%, 나머지 20%가 기술이라고요.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 있어도 재료가 살아 있지 않으면 음식이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계절에 따라 식단이 바뀌는 건 저에게 아주 자연스럽고도 필연적인 일입니다. 오히려 그것이야말로 요리사로서의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그 시기, 가장 맛있는 재료를 가장 좋은 상태로 손님에게 전하는 것. 그것이 제가 매일 주방에 서는 이유이자, 요수정이 계절과 함께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요리를 통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요리를 해온 지 벌써 20년 가까이 되었지만, 요즘 가장 흥미로운 건 파스타를 다시 연구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수천 그릇을 만들어봤지만 여전히 더 나은 맛, 더 좋은 조리법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매일 신선한 재료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고, 어제보다 나은 맛을 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실험을 거듭하고 있어요. 요즘처럼 파스타에 몰두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저에게도 새롭고 즐거운 시간입니다. 앞으로 요수정이 지향하는 방향이나, 셰프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요리사로서 제가 가진 꿈은 76세까지 주방에 서는 것입니다. 단순히 오래 버티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 나이까지도 재료를 탐구하고,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손님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요리를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요수정 역시 그 과정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따뜻한 기억을 전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대단하고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 은퇴를 앞둔 날, 제 자신에게 “정말 열심히 살았고, 수고했다”는 말을 진심으로 건넬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요리라는 길 위에서 끝까지 진심을 다하며, 묵묵히 저만의 속도로 걸어가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 삶의 방향이자 요수정이 지향하는가치입니다.

탐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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